아름다운 것들을 모아 여기에, 오르에르 아카이브
아름다움을 좇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욕망 중 하나이다. 어떤 것들은 ‘효용’, ‘실용’적인 측면을 떠나 그저 아름답다는 속성 만으로도 가치가 되기도 한다. 손 댈 일 없이, 특별히 어딘가에 사용할 일 없이 그저 눈 앞에 가만히 놓여있는 것 만으로 가만히 마음에 와 닿아 위안이 되어주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마음이 동한 누군가에게는 그것에 매겨지는 값이 의미가 없어진다.
오르에르 아카이브엔 그렇게 아주 아름다운 크고 작은 것들이 가득하다. 아주 작아 제대로 보자면 허리를 깊숙이 구부린 채 진열대에 코를 박아야 보이는 것부터, 공간 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아름다운 덩어리로 본다면 그 자체로 공간까지 눈길 닿는 곳곳에 아름다운 것들 천지이다.
건물 3층 계단을 올라서면 아카이브에 들어서기도 전에 정면에 보이는 벽면이 심상치 않다. 천장에서 내려온 둥그런 모양의 조명, 벽돌까지 자줏빛으로 물들이며 바깥 세상과는 다른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는 창문에, 앙상한 가지들이 뻗어 있는 화분 하나가 세월을 간직한 듯한 빈티지한 목재 가구 위에 놓여있는데, 이 조합이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기선을 제압한다.
오래된 가정집의 구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아카이브의 첫 인상은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이다.
거실과, 두 개의 방을 터 놓은 것 같은 커다란 방 하나 가득 마치 박물관처럼 진열된 오브제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빈티지 스피커 두 대가 거실 한쪽 벽면 양 끝에 자리를 잡고선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음악을 흘려 보낸다. 코 끝엔 너무 자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공간의 톤앤매너와 아주 잘 맞아 공간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인센스 스틱의 향이 은근하게 맴돈다. 어디를 보아도 시선의 끝엔 아름다운 오브제들이 걸린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모든 것들이 황홀하리만치 아름답다.
찬찬히 그리고 가만히 오브제들을 살펴본다. 전반적으로 세월의 무게감을 품고 있는 것들이 많다. 어느 선반 위엔 저마다 모양도, 빛깔도, 크기도 다른 광물들이 정갈하게 모여 있다. 하나의 소우주처럼 무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 작은 광물 조각에 담겨 있는 듯 눈을 떼기 어렵다.
유리로 만들어진 구 형태의 오브제는 공간의 빛을 빨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여러 조각으로 갈라낸다.
유리 구에서 나온 빛 줄기가 나뭇결에 퍼지는 모양새가 근사하다.
오르에르 아카이브의 김재원 대표가 해외에서부터 공수한,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다른 시공간을 살다가 이 곳에 모여든 수집품들부터 국내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이 아름다운 것들을 제대로 즐기자면 반나절도 부족할 듯싶다. 마치 자신을 들여다봐 달라는 듯 사물들이 뿜어내는 뭉근한 기운에 매료돼 발자국 위에 다시금 발자국이 남는다. 한참을 보고 돌아섰다 다시 들여다보면 또 새로운 매력이 보이는 것들 투성이다.
유리병과 컵, 화병과 찻잔, 인센스 스틱 홀더, 문진, 트레이와 바구니, 액세서리, 모빌, 조명 등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다양한 소품들이 있다. 그런데 그 소품들이 너무 아름다워 작품이라 칭해야 할 것만 같다. 그 작품들이 오르에르 아카이브에 잘 전시되어 있다.
때론 그 어떤 실용적인 물건보다도 우리의 삶을 영롱하게 빛내 주는 것들이 있다. 그 아름다운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기도 하고 이성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도 하면서 삶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 삭막한 일상을 윤택하게 빛내 줄 빛이 필요하다면 오르에르 아카이브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 곳은 사방이 빛으로 가득하다.
- 글. the blank_ / 사진. the blank_ -
공식 인스타그램 : @orer.archive
찾아가는 길 :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8 (성수동1가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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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을 모아 여기에, 오르에르 아카이브
아름다움을 좇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욕망 중 하나이다. 어떤 것들은 ‘효용’, ‘실용’적인 측면을 떠나 그저 아름답다는 속성 만으로도 가치가 되기도 한다. 손 댈 일 없이, 특별히 어딘가에 사용할 일 없이 그저 눈 앞에 가만히 놓여있는 것 만으로 가만히 마음에 와 닿아 위안이 되어주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마음이 동한 누군가에게는 그것에 매겨지는 값이 의미가 없어진다.
오르에르 아카이브엔 그렇게 아주 아름다운 크고 작은 것들이 가득하다. 아주 작아 제대로 보자면 허리를 깊숙이 구부린 채 진열대에 코를 박아야 보이는 것부터, 공간 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아름다운 덩어리로 본다면 그 자체로 공간까지 눈길 닿는 곳곳에 아름다운 것들 천지이다.
건물 3층 계단을 올라서면 아카이브에 들어서기도 전에 정면에 보이는 벽면이 심상치 않다. 천장에서 내려온 둥그런 모양의 조명, 벽돌까지 자줏빛으로 물들이며 바깥 세상과는 다른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는 창문에, 앙상한 가지들이 뻗어 있는 화분 하나가 세월을 간직한 듯한 빈티지한 목재 가구 위에 놓여있는데, 이 조합이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기선을 제압한다.
오래된 가정집의 구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아카이브의 첫 인상은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이다.
거실과, 두 개의 방을 터 놓은 것 같은 커다란 방 하나 가득 마치 박물관처럼 진열된 오브제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빈티지 스피커 두 대가 거실 한쪽 벽면 양 끝에 자리를 잡고선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음악을 흘려 보낸다. 코 끝엔 너무 자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공간의 톤앤매너와 아주 잘 맞아 공간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인센스 스틱의 향이 은근하게 맴돈다. 어디를 보아도 시선의 끝엔 아름다운 오브제들이 걸린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모든 것들이 황홀하리만치 아름답다.
찬찬히 그리고 가만히 오브제들을 살펴본다. 전반적으로 세월의 무게감을 품고 있는 것들이 많다. 어느 선반 위엔 저마다 모양도, 빛깔도, 크기도 다른 광물들이 정갈하게 모여 있다. 하나의 소우주처럼 무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 작은 광물 조각에 담겨 있는 듯 눈을 떼기 어렵다.
유리로 만들어진 구 형태의 오브제는 공간의 빛을 빨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여러 조각으로 갈라낸다.
유리 구에서 나온 빛 줄기가 나뭇결에 퍼지는 모양새가 근사하다.
오르에르 아카이브의 김재원 대표가 해외에서부터 공수한,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다른 시공간을 살다가 이 곳에 모여든 수집품들부터 국내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이 아름다운 것들을 제대로 즐기자면 반나절도 부족할 듯싶다. 마치 자신을 들여다봐 달라는 듯 사물들이 뿜어내는 뭉근한 기운에 매료돼 발자국 위에 다시금 발자국이 남는다. 한참을 보고 돌아섰다 다시 들여다보면 또 새로운 매력이 보이는 것들 투성이다.
유리병과 컵, 화병과 찻잔, 인센스 스틱 홀더, 문진, 트레이와 바구니, 액세서리, 모빌, 조명 등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다양한 소품들이 있다. 그런데 그 소품들이 너무 아름다워 작품이라 칭해야 할 것만 같다. 그 작품들이 오르에르 아카이브에 잘 전시되어 있다.
때론 그 어떤 실용적인 물건보다도 우리의 삶을 영롱하게 빛내 주는 것들이 있다. 그 아름다운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기도 하고 이성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도 하면서 삶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 삭막한 일상을 윤택하게 빛내 줄 빛이 필요하다면 오르에르 아카이브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 곳은 사방이 빛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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