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에 담긴 기록의 조각을 현상하는 아날로그 사진관, 망우삼림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보는 것이 흔치 않은 취미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디지털로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요즘의 편리함과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사진을 찍고 보기까지의 과정에 드는 시간과 품(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은 오래 두고 보고 싶은 기억으로의 사진을 만들어준다. 이런 이유로 나의 냉장고에는 항상 필름이 들어있고, 필름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날이면 마음이 설렌다.






  • 하지만, 아직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의 정성을 들어지는 못해서, 이런 취미가 오래 계속되기 위해서는 
  • 좋은 필름현상소를 알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좋은’에는 ‘만족스러운 필름 현상 수준’의 뜻도 있지만
  • ‘필름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있는’의 뜻도 들어있다. 그런 의미에서 ‘망우삼림’은 좋은 필름현상소다.





  • 하지만, ‘망우삼림’을 단지 필름현상소로만 소개하기에는 이곳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설명하기 어렵다. 
  • 사진 작가가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스튜디오이기도 한 이곳의 이름은 ‘나쁜 기억을 잊게 해주는 
  • 망각의 숲’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마치 예전 왕가위 감독이 만든 
  • 홍콩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공간의 느낌이 이름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현상이 끝난 필름들이 담긴 수많은 봉투들, 수북하게 쌓인 다양한 종류의 필름들,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개성 넘치는 필름카메라들,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멋진 소품들. 그야말로 아날로그의 감성이 충만한 이곳이 사람으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아날로그한 무언가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감성을 좋아한다면 ‘망우삼림’의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렇게 몇 번 이곳을 방문하다 보면 아마도 손에는 오래된 필름카메라가 들려있지 않을까? 어느 순간 필름 사진의 엄청난 매력에 빠지게 될테니.





공식 인스타그램 : @mangwoosamlim
찾아가는 길 : 서울 중구 을지로 108 3층 (을지로3가 3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