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상의 식물집사 파이를 넓히러 온 식물 전도사, 식물리에 김경아 대표


세상의 식물집사 파이를 넓히러 온 식물 전도사, 식물리에 김경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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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the blank_ X 식물리에 김경아 대표


Q. 이제 3년차를 맞이하는 공간이에요. 어떻게 식물리에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식물리에를 운영하기 전까지 정말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직무가 너무 안 맞아서 일도 재미없고아침엔 회사 가기 싫은. 재밌는 일,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부업으로 플로리스트 겸 플랜테리어 같은 조경 작업을 시작했는데, 집에선 아무래도 불편하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집 근처 공간을 알아보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어요. 처음엔 이렇게 외부에 오픈하는 공간이 될 거라곤 생각 못했고요.



Q. 아, 처음엔 개인 작업실이었던 공간이군요. 그래서 카페나 식물가게 같은 상업적인 공간과는 다른 느낌인 가봐요. 오묘하고 흥미로운 공간인 것 같아요. 카페도 아니고, 식물 가게도 아닌. 혹은 카페도, 식물가게도 되는.

맞아요. 100%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애초에 특정 상업적인 기능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 공간이 아니라서 그럴 거예요. 오픈 초기엔 남의집이라는 취향 기반 개인 공간 공유 플랫폼을 통해서 호스트 활동을 하면서 소극적으로 공간을 나눴다면, 현재는 네이버 예약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오픈하고 있어요.



Q. 그래서 식물리에는 어떤 공간인가요? 

오시는 분들 저마다 다르게 공간을 이용하고 계셔서 기능 위주로 공간을 분류하기는 어렵고요. 오셔서 주무시다 가시는 분, 식물 구경만 하다 가시는 분, 일을 하시는 분, 책을 읽으시는 분, 글을 쓰시는 분… 정말 다양하게 공간을 이용하고 계세요. ‘식물로 나를 찾아가는 시간’ 이라는 테마로 식물이 주는 쉼과 위로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Q. 어떤 기능보다는 다소 추상적인 ‘목적’을 위한 공간인 셈이네요. ‘식물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란 테마는 어떻게 정하게 되신 거예요? 

제가 생각이 진짜 많고 머리를 못 쉬는 스타일이라 정말 피곤하거든요. 그런데 식물을 기르면서 물을 주고, 잎사귀 하나하나 살펴보고 관리할 때에는 정말 온전히 거기에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거짓말처럼 잡생각이 사라지고. 일종의 명상 같은 효과를 느꼈어요. 식물리에를 시작하기 전 본업은 회사원이었는데, 한참 직무나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은 시기가 있었어요.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식물들한테 받은거죠. 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었어요.


Q. 요즘 플랜테리어 붐이 일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테마네요.

맞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식물을 가꾸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식물을 잘 키워야한다기 보다 잘 못 키워도 좋으니 식물을 가꾸고 돌보는 시간이 곧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식물은 정말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거든요.



Q. 공감해요. 저도 식물집사로 살고 있거든요. 매일 하루에 30분 정도는 식물을 돌보는 데 쓰고 있는데,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삶의 자세나 태도, 진리 같은 것들을 배우는 때도 많고요. 식물집사가 되고 나서 식물을 선물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맞아요! 아마 식물 키우시는 분들은 공감을 많이 하실 거예요. 그런데 생각보다 식물 키우기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리고 또 이렇게 많은 식물을 한꺼번에 키우는 건 웬만큼 전문가이거나 시간과 열정과 노력을 쏟지 않으면 어렵거든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만든 공간이에요. 식물원은 주변에서 흔히 찾기는 어렵고. 식물들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초록의 기운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초보 식물집사 분들에게 전수해주실 꿀팁 같은게 있을까요?

아무리 잘 자란다는 식물도 우리 집에만 오면 죽는다고, 식물 죽일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이 정말많더라고요. 그런데 식물은 매일 들여다보면 절대 죽지 않아요. 잠깐이라도,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들여다보면 분명 그 친구가 신호를 보내는 게 보이실 거예요. 흙이 어느정도 마르고 있는지, 잎사귀가 쳐지지는 않았는지, 어제랑 어떻게 다른지 관심을 가지고 하루에 한 번씩만 관찰하시면 분명 잘 키우실 수 있을 거예요.



Q. 공감해요! 특히 물 주기. 처음엔 판매자분들이 물주기를 날짜로 체크하라고 보통 얘기를 많이 하시니까, 저도 뭐 일주일에 한 번, 열흘에 한 번 이런식으로 정기적으로 물을 줬었는데 그러다보니 흙마름이 체크가 안 돼서 과습이 자주 오더라고요. 

물을 정말 좋아하는 종류 외에는 대부분의 식물은 흙마름을 꼭 잘 체크하고, 겉흙이 잘 말랐을 때 물을 줘야 해요. 그리고 또 플랜테리어를 위해 한꺼번에 많고 다양한 식물을 들이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도 저는 추천하지는 않아요. 식물도 공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나도 식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하나를 잘 키워보고 어느정도 적응도 되고 자신감이 붙었을 때 또 다른 하나를 들이고, 이렇게 순차적으로 늘리시는 걸 추천해요.


Q. 식물집사에게는 욕심을 버리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웃음) 식물리에는 어떤 분들이 주로 찾고 계세요?

기획 단계에서는 사실 다소 좁은 타겟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이 찾아주시고요. 주로 휴식이 필요한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편안하고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이요. 기본적으론 공간에 몇시간 머물다 가시는 예약 방문객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외에도 분갈이를 요청하시거나, 식물을 구매하시거나, 키우고 있는 식물에 대해 궁금한게 생겼을 때 등등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해주시고 계세요.

 


Q. 자주 방문하는 분들도 꽤 많을 것 같아요. 흔치 않은 공간이잖아요!

감사하게도 꾸준히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아무래도 얘네들(식물들)도 살아있는 아이들이고, 자주 보면 성장 과정 같은 것들을 지켜볼 수 있어서 그런지 더 마음도 가고 정이 드나봐요. 식물을 좋아하시거나 햇살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고, “이런 공간은 처음”이라고 피드백 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Q. 일단 조용하고, 혼자 혹은 소수 인원으로 방문하고, ‘나를 찾는 시간’이라는 테마에 진지하게 몰입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 그런 것 같아요. 

비슷한 공간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플랜테리어 콘셉트의 카페와는 또 다른 지점들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식물리에에서의 시간을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Q. 사실 플랜테리어 콘셉트의 상업적인 공간들 중엔 식물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는 곳들도 있잖아요. 관리가 전혀 안 되어 있다거나. 그런 점들 때문에 진짜 ‘힐링’이 안 되는 거죠.

그런 경우에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는데, 다행히 식물리에는 그렇지 않아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오롯이 저의 만족을 위해서, 저의 정신적인 힐링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이 공간 속의 모든 식물들을 열심히 돌보고 있거든요.

 

Q. 일종의 식물 가게 역할도 하고 계시는거죠?

맞아요. 여기 있는 식물들 전부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판매용이에요. 토분도 판매하고, 분갈이 서비스도 하고요. 공간을 경험하시고 식물과 교감해보시면 반려식물로 데려가신다는 분들이 많아요.



Q.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사실 초반에는 ‘저 여기 몇시간 걸려서 어디에서 왔어요’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여긴 카페처럼 친구들끼리 와서 수다떠는 곳도 아닌데 방문하시는 분들이 이 공간에 대해 충분히 만족을 하실까 하는 걱정이 좀 있었어요. 뭔가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더 만들어야 하나, 즐길거리를 준비를 더 해야하나 부담을 느꼈던거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공간의 목적은 ‘식물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더라고요. 식물과 나만 있으면 충분한. 제가 식물들에게 받았던 위로를 더 많은 분들이 경험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 거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의 좋은 기운을 나눈다는 목적을 달성하고 계신 것 같아요. 식물리에를 통해 식물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허들이 낮아질 수 있겠어요.

그래서 저도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방문해주신 분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요. 모든 분들에게 해드릴 수는 없지만, 가끔 반려동물 호텔링 하듯이 긴 시간 집을 비우시는 분들의 식물을 맡아서 돌봐드리기도 하고, 키우고 계신 식물들 상담을 해드리기도 하고. 이런 교감들이 쌓이면 식물을 키우는 것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이 좀 사그라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요. 그 마음을 잃지 않고 계속 되새기면서 식물리에를 계속해나가려고 해요.



- 인터뷰.  이효진 에디터 / 사진. the blank_ -


공식 SNS :

식물리에 인스타그램_ @sikmmulier


찾아가는길 :

식물리에_서울 관악구 관악로30길 13-1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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