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新 미식의 세계를 창조해낸 사람들, 펠른 브랜딩/마케팅팀


新 미식의 세계를 창조해낸 사람들, 펠른 브랜딩/마케팅팀

글/사진 분리해서 보기

INTERVIEW

the blank_ X 펠른 브랜딩/마케팅팀 인터뷰


Q. 펠른이 다른 카페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미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펠른의 기획 의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많은 한국인들이 식사 후 커피를 찾아요.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았죠. 우리의 커피 문화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어떻게 소비, 발전되고 있는지 생각해봤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빠른 제조, 테이크 아웃을 기반으로 한 빠른 소비에 최적화 되어있더라고요. 커피의 원재료, 제조, 소비에 새로운 문화를 제안하고 싶었어요. 커피라는 음료를 하나의 dish로써, 바리스타라는 사람의 역할을 master로 새롭게 규정했어요. 보다 깊고 세분화된, 그리고 전문적인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소비자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안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펠른의 시작이에요.


 

Q. 커피를 음료 대신 ‘dish’로 규정한다, 독특한 접근이네요. 그렇게 규정하고 접근하면 어떤 것들이 달라지나요?

   커피는 왜 음식 (dish)이 될 수 없을까요? 펠른에게 있어 커피는 식후 마시는 음료이기보다, 사람과 사람, 순간과 순간을 잇는 매개체(medium)예요. 이 관점에서 음료와 음식은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봤어요. 사실 하나의 훌륭한 경험, 소통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데 이런 경계와 구분은 큰 의미가 없지만요. 어떻게 보면 이런 논의는 경계와 구분 안에서 생성된 상위 계급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기도 해요. 펠른이 추구하는 개인의 가치, 전문성의 존중을 통한 협업 체계와도 깊은 관련이 있죠. 까페와 파인 다이닝, 까페와 바, 바리스타와 쉐프, 음식과 음료라는 개념들의 경계점에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형태가 바로 펠른이에요. 이것이 펠른을 흥미로운 장소로 만드는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러한 개념에 대한 첫 번째 실험이 ‘커피 페어링 메뉴’ (일명 커피 오마카세)예요. 하나의 음료와 음식을 매치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극대화된 맛, 그리고 이를 통해 극대화된 경험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지향하는 목표예요.



Q. 마스터의 존재와 역할도 무척 중요하겠어요. 

   바리스타를 마스터라 명명한 것에는 ‘우리는 커피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야’라는 자긍심이 담겨 있어요. 어떤 것에 대한 마스터가 될 정도의 열정과 노력을 쏟겠다는 의지도요. 그리고 펠른은 카페가 아니라 파인 다이닝을 추구하기 때문에 펠른의 바리스타는 커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커피에 어울리는 디쉬에 대한 페어링도 해야해요. 위스키나 주류들도 많이 다뤄서 식음료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고요.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분도 있고. 커피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좀 더 전방위적인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마스터라 이름을 붙였어요.


Q. 실제로 페어링 코스를 체험해보니 파인 다이닝을 추구하신다는 말씀이 더 와닿아요. 페어링 메뉴는 누가 담당하나요?

    셰프 팀이 따로 있어요. 지금 일하는 셰프팀 리더는 미슐랭 투스타 한식 파인다이닝에서 파티셰 팀에 계셨던 분이고요. 다른 분들도 르꼬르동블루, 동경대학교 등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분들이죠. 저희는 저희가 선보이는 식음료나 문화에 정말로 진심이고, 제대로 해보자, 커피로 파인 다이닝을 만들어보자는 지향점이 뚜렷해요. 내부적으로 자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Q. 카페에 있어서 입지는 아주 중요한 요소에요. 연남동 골목에 어떻게 자리 잡게 됐나요? 위치를 정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나요? 가게가 골목길보다 살짝 낮게 자리하고 있어서 눈에 잘 띄려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혹시 의도하신 건가요?

   펠른은 언제나 유연한 공간이에요. 어느 장소로 이동하든 장소 특정적 성격을 지니고, 주변 분위기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죠. 다른 의도는 없었어요. 연남동 펠른은 지금 장소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형태를 고민하고, 방문객 이용에 있어 최대한의 편안함을 제공하고자 노력한 결과예요.

 


Q. 카페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테이블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는 일반적인 배치가 아닌, 하나의 긴 바가 공간을 가로지르고 있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와요. 서버(직원)와 손님(고객)의 상호작용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커피를 매개로 서버와 손님이 어떻게 관계맺기를 바라며 이 공간을 계획하신 건지 궁금해요.

   "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대화가 가능한 곳이란 결론으로 가는 과정이에요. 펠른 마스터로부터 커피의 재료 및 맛, 향, 제조법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고, 더불어 마스터와의 대화를 통해 마시는 방법까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죠. 상대적으로 펠른 마스터와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마스터와의 전문적 소통이 쉬워요. 또한 고객의 취향과 펠른 마스터의 추천으로 주문 제작되는 "펠른's pick"은 원두 선정부터, 로스팅 방법, 향과 맛, 모든 것이 고객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즈드 될 수 있기에 펠른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커피를 소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요.



Q. 공간 속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신경을 많이 쓰신 것이 느껴져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매우 밀도나 완성도가 높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만큼이요. 공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가구는 원투차차차의 권의현 디자이너가 담당했어요. 인테리어 공사에만 6개월이 걸렸죠. 거의 모든 집기와 가구가 직접 제작한 제품들이에요. 고객의 편의를 위해 자리마다 콘센트를 설치하고, 각 좌석 뒤쪽에 옷걸이와 가방을 두는 곳을 배치했어요. 방문하는 개개인을 위한 공간을 열어두고, 그들을 항상 환영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보다 고차원에서의 개인적 경험을 강조하며, 혼자 까페를 방문해 커피나 위스키를 즐기는 상황이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도와요.

   무엇보다 펠른은 단순한 까페가 아닌 하나의 협업 프로젝트로서 탄생되었어요. 바리스타, 공간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브랜딩 전문가라는 각각 다른 분야의 전문인들이 만들어낸 협업의 결과물이죠. 서로 잘 아는 사람들끼리 시작해서 프로젝트에 대한 모두의 이해도가 높았어요.  ‘펠른’이라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정하고, 브랜드의 비전과 미션 같은 가치와 개념을 공유하고, 거기에 맞는 공간을 구현하는 방식으로요. 우리는 펠른의 시작과 함께 "협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어요. 그리고 이 '협업'을 위해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함께 모여 펠른의 목표와 동기에 대해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갔고요. 펠른은 까페라는 상업 공간이기보다, 각 전문가들이 그들의 새로운 도전과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서, 또한 하나의 플랫폼으로서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함께 공유했어요.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누군가 모든 것을 주도하기보다, 각자의 전문성을 완전히 존중하는 형태로 명확히 분업화된 각자의 역할을 만들어가는 것이었어요. 이런 과정 덕분에 지금의 펠른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궁극적으로 펠른은 고객들에게 어떤 공간이길 바라나요?

   저희는 펠른이 누구나 부담없이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온전히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요. 커피를 마시는 것이 단순한 제품 소비가 아닌, 하나의 경험 또는 감정을 공유하게 되는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동시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펠른의 가장 큰 목표는 커피를 매개로한 연대의 플랫폼을 만드는 거예요.

   코로나19처럼, 현재의 사회를 바라보면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다양한 위협들이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모든 것을 단절하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간의 감정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정성이 담긴 대화를 통해 우리는 배움과 이해, 마지막으로는 연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펠른의 앞으로의 행보도 궁금해요. 예정되어 있는 것들이 있나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5월 중에 확장 계획을 하고 있고요. 하반기쯤엔 2호점이 오픈될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논의 중인 단계예요. 다만 단순히 뭔가를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인적 자원이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서 워크샵 프로그램 등 좀 더 넓고 다양한 방면으로 고객분들과 만나보려고 해요.



- 인터뷰.  최은화, 이효진 에디터 / 사진. the blank_ -


공식 SNS :

펠른 인스타그램_ @perlen_official

펠른 홈페이지https://www.perlen.kr/index


찾아가는길 :

펠른 _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2길 18 A'동 1층 펠른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펠른 관련 데이터와

새로운 공간 이야기 볼 수 있어요!

 구독하기



•본 홈페이지 내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스페이스뱅크 주식회사에 있습니다. 사전 동의 없는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